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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소한 결례’ ‘사소한 감동’ [퍼온글]
이름: 인천중앙교회


등록일: 2009-10-03 14:18
조회수: 1767 / 추천수: 209


[삶의 향기] ‘사소한 결례’ ‘사소한 감동’
-[중앙일보] 기사, 2009.09.28 -

1년에 몇 차례 주례를 서는 중소기업 사장님 얘기다. 예비부부가 집에까지 찾아와 간청을 하면 마지못해 주례를 맡게 되는데 막상 식장에 가면 당사자들은 물론 부모들도 정신이 없어 혼자 식사를 하거나, 가끔은 ‘온다, 간다’는 인사조차도 나눌 사람이 없어 민망해진다는 것이다. 정작 주례자는 몇 번씩 원고를 고쳐 가며 인상적인 덕담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나중에 두고 보라는 뜻으로 타이핑한 원고를 선물로 준비했는데, 이렇게 앞뒤 인심이 다르다면 보통 섭섭할 일이 아니다. 결혼 당일 주례자를 안내하고 돌아갈 교통편을 배려할 엽렵한 친인척이야 없지 않을 텐데 세세히 마음을 쓰지 못해 큰 결례를 하는 것이다.

손님 초대도 그렇다. 음식은 물론 함께 놀 프로그램과 배경음악 등 파티의 메인에 대해선 얼마나 신경을 쓰는가. 하지만 정작 마음을 적시는 포인트는 따로 있다. 음식 준비에 바빠 부엌 쪽에서 목소리만으로 "어서 오세요!” 하는 사람보다 버선발로 뛰어나와 맞아주는 주인이 더 반갑다. ‘웰컴 드링크’가 없어도 기분이 업된다. 환대를 받고 잘 놀다가도 배웅을 현관에서 하는 것과, 엘리베이터까지 나오는 것, 주차장에서 가는 뒷모습을 바라봐 주는 것과는 5분 차이지만 감동의 농도가 달라진다. ‘내가 온 게 정말 반가웠구나’ 이런 기분은 파티 매뉴얼에 나오지 않고 초대자의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나도 사소한 일로 마음을 다쳤다. 네트워크의 ‘허브’로 불리는 한 선배와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약속 전날 ‘사정이 생겨 만날 수 없다’는 짤막한 문자가 왔다. ‘약속을 문자로 취소하나’ 싶어 섭섭하기도 했지만, 이전에도 두어 번 겪은 일이라 ‘사정이 아니라 애정 문제’란 생각에 언짢았다. 생생한 목소리로 사정을 전해줄 순 없었을까. ‘다음 주 수요일 어때’처럼 추후 약속을 잡을 순 없었을까. 내가 고객이라면, 상사라면 그리했을까. ‘불필요한 사람’으로 느껴져 한동안 씁쓸했다.

나 역시 생각하면 얼굴 화끈거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시골 출신의 퉁명함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 데다 마감 모드로 인생을 세팅한 탓에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도 앞뒤 자르고 본론부터 들어가서 당황스럽게 만든 적이 많다. ‘네, 알겠습니다’ 용건을 끝내고 나면 저 사람이 전화를 끊기 전에 먼저 휴대전화 폴더를 닫고 있고, 출산하고 처음 출근한 후배에게 업무지시부터 내린 적도 있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연락처가 급히 필요해 다른 회사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알고 보니 그날이 그 선배의 ‘퇴직일’이어서 얼굴을 못 든 적도 있다.

사소한 결례도 많지만 세상에는 또한 사소한 감동이 얼마나 넘치는가. 내가 몸담고 있는 멤버십잡지 ‘헤렌’에는 퇴직 세리머니라는 게 있다. 퇴사하는 동료를 위해 후배들이 만든 추억 의식으로 팀 전원이 30분 정도 회의실에 모인다. 막내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함께 보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회식 때 찍은 사진, 주인공에게 쓰는 편지, 주인공이 쌓은 크고 작은 업적, 히트 친 기사 등을 보면서 추억을 공유하고 주인공의 앞날을 기원하는 건배로 끝을 맺는다. 이 의식의 포커스는 선물이나 편지에 있지 않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것, 떠나는 사람의 헛헛함을 배려한 세세한 마음에 있다.         (이숙은, ‘HEREN’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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